1. 내 백성들 목숨이 백곱절 천곱절은 더 중요하오
광해 8년, 중전의 오라비인 유정호가 역모를 꾀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그를 엄벌에 처하길 바라는 대신들과 이를 반대하는 도승지와의 치열한 기 싸움은 현재 왕좌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나라를 위한 충신은 없고 모두 자기 자신의 권력과 욕심을 채우기 위한 간신들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승지만큼은 늘 왕의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식사 도중 은수저의 색깔이 변한 것을 안 임금은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와 닮은 사람을 구해오라 합니다. 도승지는 수소문 끝에 양반의 술자리에서 광대 일을 하던 하선을 찾았고, 도승지는 날이 저물고 그를 왕 앞에 데려다 놓습니다. 자신을 곧잘 따라 하는 하선을 본 왕은 그렇게 그를 자기 대신 왕정에 앉히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하선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습니다. 평생을 광대로 살며 양반의 행세를 하다 나라의 임금을 따라 하려니 쉽게 잘 되지 않습니다. 도승지 허균은 하선에게 돌아가 사흘에 한 번 볼 것을 당부합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임금은 누군가가 독으로 해하려 하여 병상에 눕고 맙니다. 임금이 승하하고 국란이 생길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도승지는 도 부장에게 하선을 데려오라 하고 이 사실을 누설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그리고 임금을 아무도 모르게 먼 곳으로 모시고 어전에 하선을 불러옵니다. 도승지는 앞으로 임금을 대신해 하선에게 대역을 할 것을 명령하고 궁 내에서 지켜야 할 수칙과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을 알려줍니다. 매화틀을 들이는 법, 윤대에서 국정을 처리하는 법 등 모든 임금의 일상을 배우면서 광해의 모든 것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3품 이상의 대신들이 모여 국상을 논하는 어전 회의인 상참에서 왕처럼 근엄하고 진지한 자세로 교지를 읽으면 된다는 허균의 충고대로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교지가 잘못 전달되어 허균이 급하게 당일 상참을 마무리하는 일이 벌어지며 대신들에게 이상한 점을 남깁니다. 그렇게 상참을 끝내고 하선은 일전에 수라간 궁녀들이 자신이 먹고 남은 밥으로 식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팥죽 한 그릇만 먹고 상을 물리는데 이 팥죽을 만든 사월이라는 아이를 알게 됩니다.
한편, 도승지는 왕이 병상에 누운 이유가 독이 아닌 약에 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흔적을 찾으러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이 모든 일을 지시한 이조판서가 왕을 중독시키기 위해 사용한 모든 양귀비밭을 태우고 증거를 인멸합니다. 그리고 왕의 행보를 수상히 여기고 있던 이조판서는 윤대에서 대동법의 폐지와 중전의 오라비인 유정호의 국문을 허락해 달라는 상소문을 올렸고, 도승지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던 하선은 그대로 승인해 주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대동법의 존재를 알게 된 하선은 자신에게 팥죽을 대령했던 사월의 가족이 소작농으로 살아가다 엄청난 고리대로 인해 파탄 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소작농들이 지주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상참에서 여러 대신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동법을 시행할 방안을 하고 실천할 수 있게 명령을 하달하게 되지만, 도승지는 독단적으로 정사를 펼친 하선을 나무랍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중전이 유정호의 국문을 허락한 왕에게 찾아가 유정호의 방면을 약속받고, 다음날 하선은 유정호가 고문 받는 국문 장소로 찾아가 그를 풀어주게 됩니다. 법도와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결정을 내린 하선에게 도승지는 또다시 하선을 다그치게 됩니다. 그날 저녁, 계속해서 하선의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스럽게 여기던 도부장은 중전과의 독대 자리에서 하선에게 칼을 겨누게 되지만 하선은 중전의 질문에 대답하게 되면서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이렇듯 계속해서 궁내에서 그를 수상히 여기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지만 도승지는 조 내관에게 며칠만 더 기다려 달라고 당부합니다.
도승지 양귀비를 가지고 왕을 중독시키려 한 자가 이조판서의 계략이었다는 사실을 고하여 왕에게 환궁할 것을 청하였고, 왕은 환궁 이전에 대역으로 있던 하선을 처리하라는 명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염탐하고 있던 이조판서의 첩자는 가짜 왕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그들은 가짜 왕을 암살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중전 또한 잠자리를 청하는 척하면서 왕의 가슴에 있어야 할 흉터가 없다는 것을 알고 하선이 왕이 아님을 알게 되고, 왕은 하선을 죽일 것이니 당장 떠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상참을 준비하기 위해 도승지와 대화하던 도중, 도승지에게 사월의 가족을 찾아줄 것을 부탁하고 다음 날 상참에 참석합니다. 상참에서 대신들은 금과 전쟁 중인 명에게 사대의 명분을 지키기 위해 파병 보낼 것을 요구하는데 하선은 백성의 목숨을 중요히 여기는 것이 왕의 도리임을 말하면서 금에 서신을 보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하라고 합니다.
한편, 마지막 식사에서 하선이 팥죽을 먹으려 하자 독이 든 팥죽을 사월이 대신 먹으면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합니다. 화가 난 하선은 절두사가 시킨 짓이라는 것을 알아낸 뒤 배후를 알아내고자 고문을 하자, 이러다 전부 죽을지도 모른다는 대신들이 겁을 먹고 있는데 이조판서가 지금 앉은 왕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군사를 일으킬 준비를 합니다. 도승지는 하선에게 멀리 도망가라 시키고, 군사들이 몰려왔을 때 가짜 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15일 치 국정에 대한 기록을 전부 모아 진짜 왕에게 알아두게 합니다. 얼마 안 있어 군사들이 들이닥치고 가짜 행세를 하는 왕을 끌어내리려 협박하자, 이미 모든 상황을 준비하고 있던 왕은 가슴에 남은 흉터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진짜 왕임을 알리면서 상황을 종결합니다. 하지만 왕은 하선을 죽이라 명하였기 때문에 도 부장은 도망가는 그를 뒤쫓아 가지만 그를 놓아줍니다. 우여곡절 끝에 하선은 도망쳐서 부두에서 배를 타게 되고, 도승지가 멀리서 인사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영화 정보와 감상평
이 작품은 추창민 감독의 2012년 9월 개봉한 영화로 천만 관객이라는 타이틀과 수많은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시사회에서 여러 평론가로부터 호평을 받은 만큼 영화의 구성과 연출이 뛰어난 작품입니다. 극 중 광해군 역할의 이병헌은 진짜 왕인 광해와 가짜 왕 역할을 수행하는 하선을 연기하는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국가를 책임지고 이끄는 왕의 생활과 천한 광대의 생활을 같이 연기하는 것도 어렵지만, 대역으로 살아가는 왕이 진짜 왕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이병헌의 연기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연기로 손꼽힙니다.
실제 이 영화는 허구에 의해 재창작된 작품이며, 대동법과 금나라와의 중립 외교와 같은 실제 역사 사건을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여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백성을 사랑하는 진정한 왕의 모습을 보여주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희생, 봉사, 사랑과 같은 인류애적인 면모를 보여준 임금이라는 자리는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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